HEXACO 6요인 모델
Big Five에 없는 '정직-겸손성'
성격을 다섯이 아니라 여섯으로 본다면 무엇이 달라질까.
성격 심리학의 표준은 오랫동안 Big Five(5요인 모델)였습니다. 그런데 2000년대 들어, 여러 언어의 성격 어휘를 분석하던 연구자 애슈턴(Ashton)과 이기범(Lee)은 다섯 개로는 잘 안 잡히는 한 묶음의 특성이 반복해서 떠오른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. 그렇게 여섯 번째 요인을 더한 모델이 HEXACO입니다. 이 글에서는 여섯 요인이 무엇인지, 특히 새로 들어온 정직-겸손성(Honesty-Humility)이 왜 흥미로운지, 그리고 Big Five와 무엇이 같고 다른지 정리합니다.
1. Big Five에서 한 걸음 더
HEXACO는 Big Five를 부정하는 모델이 아니라, 같은 어휘 분석(lexical) 방법을 여러 언어로 확장하다 자연스럽게 도출된 결과입니다. 연구자들은 사람을 묘사하는 형용사들이 몇 개의 차원으로 묶이는지 분석했는데, 영어뿐 아니라 한국어·독일어·이탈리아어 등 다양한 언어에서 여섯 번째 차원이 일관되게 나타났습니다. 그 핵심이 바로 정직·진실성·겸손·욕심 없음과 관련된 묶음, 즉 정직-겸손성이었습니다.
2. 여섯 가지 요인
HEXACO는 여섯 요인의 머리글자를 딴 이름입니다.
H — 정직-겸손성 (Honesty-Humility)
진실성, 공정함, 욕심 없음, 겸손함. 이득을 위해 남을 속이거나 이용하지 않으려는 성향입니다. Big Five에는 독립 요인으로 없던 부분입니다.
E — 정서성 (Emotionality)
불안, 두려움, 정서적 의존, 공감 어린 애착. Big Five의 신경증과 비슷하지만 경계가 조금 다르게 그어져 있습니다.
X — 외향성 (eXtraversion)
사회적 자신감, 활기, 긍정적 정서. Big Five의 외향성과 거의 같습니다.
A — 원만성 (Agreeableness)
관용, 인내, 화를 잘 내지 않음. HEXACO에서는 '화가 났을 때 용서하는가' 쪽에 더 무게가 실립니다.
C — 성실성 (Conscientiousness)
조직력, 근면, 신중함, 완벽주의. Big Five의 성실성과 사실상 동일합니다.
O — 경험 개방성 (Openness to Experience)
호기심, 창의성, 심미안, 새로움에 대한 열린 태도. 역시 Big Five와 대응됩니다.
HEXACO는 애슈턴과 이기범이 여러 언어의 어휘 연구에서 여섯 번째 요인이 반복 출현함을 보이며 제안하고, 그 이론적·실용적 이점을 정리한 연구에서 정립되었습니다.
Ashton, M. C., & Lee, K. (2007). Empirical, theoretical, and practical advantages of the HEXACO model of personality structure.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Review, 11(2), 150–166.
3. 정직-겸손성은 무엇을 더 설명하나
HEXACO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정직-겸손성이 Big Five만으로는 잘 예측되지 않던 행동을 설명한다는 점입니다. 예를 들어 착취적·조종적 성향(이른바 '어두운 성격'), 부정행위, 과도한 물질주의, 권력 남용 같은 영역에서 정직-겸손성이 낮을수록 그런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는 보고가 누적되었습니다. 즉 "얼마나 외향적이고 성실한가"와는 별개로, "남을 이용해서라도 이득을 취하려 하는가"라는 축이 따로 있다는 것입니다.
또 하나 짚을 점은, HEXACO에서는 정서성과 원만성의 경계가 Big Five와 다르게 그어진다는 것입니다. 예컨대 '쉽게 화내지 않고 용서하는' 측면은 HEXACO에서 원만성으로, '감정적으로 예민하고 불안한' 측면은 정서성으로 정리됩니다. 그래서 HEXACO는 단순히 'Big Five + 1'이 아니라, 일부 특성을 다르게 재배치한 6차원 지도에 가깝습니다.
4. 한계와 읽는 법
그렇다고 HEXACO가 Big Five를 '이긴' 것은 아닙니다. 두 모델은 목적에 따라 공존합니다. Big Five는 방대한 축적과 호환성이라는 강점이, HEXACO는 정직-겸손성이라는 추가 설명력이라는 강점이 있습니다. 어떤 연구에서는 여섯 번째 요인의 독립성이나 문화 간 일관성을 두고 논쟁도 이어집니다. 중요한 것은 둘 다 '유형'이 아니라 '연속적인 정도'를 재는 모델이라는 점입니다.
"나는 정직-겸손성이 낮은 사람"처럼 자신이나 타인을 한 단어로 규정하는 것은 모델의 취지에서 벗어납니다. 모든 요인은 높고 낮음의 연속선 위 어딘가일 뿐이며, 상황과 맥락에 따라 행동은 달라집니다.
Big Five 결과를 이미 알고 있다면, 거기에 "나는 이득 앞에서 얼마나 정직하고 욕심 없는 편인가?"라는 질문을 하나 더 얹어 보세요. 그 한 축이 HEXACO가 더해 주는 관점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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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6가지 성격 유형 테스트 →결론: 여섯 번째 렌즈의 가치
HEXACO의 기여는 '정직-겸손성'이라는 여섯 번째 렌즈를 성격 지도에 정식으로 올렸다는 데 있습니다. 사람을 이해할 때 외향성·성실성 같은 친숙한 축만으로는 보이지 않던 부분 — 공정함과 욕심, 진실성 — 을 따로 비춰 주기 때문입니다. 어떤 모델이 '정답'이냐를 다투기보다, 더 많은 렌즈로 사람을 입체적으로 보는 도구로 받아들이는 편이 이 이론을 가장 잘 쓰는 법입니다.
참고 문헌
- Ashton, M. C., & Lee, K. (2007). Empirical, theoretical, and practical advantages of the HEXACO model of personality structure.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Review, 11(2), 150–166.
- Lee, K., & Ashton, M. C. (2004). Psychometric properties of the HEXACO Personality Inventory. Multivariate Behavioral Research, 39(2), 329–358.
- Ashton, M. C., Lee, K., & de Vries, R. E. (2014). The HEXACO Honesty-Humility, Agreeableness, and Emotionality factors: A review of research and theory.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Review, 18(2), 139–152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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